마트!와의! 연결!고리!를 가장 쉽게 끊을 수 있는 방법

해결하고 싶은 의제는요

 

 

마트!와의! 연결!고리!를 조금은 느슨하게,

생산자와 소비자가 윈윈하는 먹거리를 원해요.  

 

 

이게 왜 문제냐면요

 

집된장, 집고추장, 집간장....

어렸을 때만 해도 빼곡한 우리 집 냉장고에는 '집' 혹은 ‘할머니’표 OOO이라고 불리는 각종 식재료가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네모난 플라스틱 통에 든 각종 장과 3분이면 뚝딱 해먹을 수 있는 각종 레토르트 식품 파우치, 심지어 갓 지은 밥과 비슷한 원형의 쌀밥까지 어느새 우리 집 냉장고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식품회사의 다양한 식재료로 가득 차 있습니다.

장을 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코앞에 있는 편의점에서 컵에 든 조각 과일을 사 먹기도 하고, 오이 한 개를 살 때도 대형마트를 찾는 것이 이상하지 않습니다. 일렬로 서 있는 진열장에는 채소부터 고기와 과자, 레토르트 다양한 식품을 어렵지 않게, 그리고 꽤 싼 값에 구입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량으로 물품을 판매하는 창고형 마트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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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식품 유통시장의 대기업 비중 추이(출처: 식품외식경제)

 

시작은 이렇다고 합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전후 전문 단체 급식 업체의 출현을 계기로, 1990년대 이후 떠오른 패밀리레스토랑, 기업과 기업(B2B) 간에 식품 유통 거래 등을 시작으로 대기업에서는 외식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게 된 것입니다. 결국,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국내 대기업은 본격적으로 식품 유통 산업에 진출했습니다. 여기에 식품의 주 소비층인 여성의 경제 활동 비중이 높아지고, 1인 가구의 증가, 고령화 심화 등 인구 구조의 변화, 식생활의 서구화, 소비 트렌드 변화 등이 가세하면서 외식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게 된 것입니다.

결국, 국내 식자재 시장이 영세업체들이 주도해온 ‘생계형 산업’에서 대기업 중심의 ‘기업형 산업’으로 빠르게 재편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흔히 ‘장을 본다’라고 하면 ‘마트에 간다’는 개념이 자리한 지 오래입니다. 검은 봉지에 감자 한 알이라도 더 담아 주려는 동네 시장 상인의 인심 대신 원망의 흘김(?)으로 인한 불쾌함이 익숙합니다. 케이크 하나를 사면 소시지 빵을 덤으로 주던 동네 빵집은 이제 행복한 과거의 추억으로 남은 세상. 무더위의 기승으로 채소값이 금값이라고 떠드는 뉴스 통에도 상추와 깻잎을 떨이 값으로 판다는 큰 목소리가 익숙한 대형마트.

 

과연 우리의 ‘시장’은 정말 괜찮은 걸까요?

 

식품 산업의 기업화가 나쁜 것만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먹기 좋게 예쁜 채소와 깔끔한 포장 상태, 저렴한 가격으로 손쉽게 다양한 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 각종 소스와 레토르트 상품, 오늘 저녁에 주문하면 새벽에 받아볼 수 있는 편리함 등등. 대기업만이 가질 수 있는 자본과 유통 환경, 영향력 덕에 우리는 쉽고 편리하게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몇 가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 동네상점과 프렌차이즈의 아슬한 밀당, 그리고 그들만의 세상

먼저, 가장 크게는 식품 시장에서 개별 유통망 즉,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힘든 구조가 되었습니다. 이름 없는 동네 빵집과 작은 슈퍼와 정육점, 채소 가게 등은 이미 대형마트가 흡수해 버린 지 오래입니다. 프렌차이즈와 동네 상점 사이의 아슬한 밀당은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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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식품 담합 일지(출처: 매경이코노미)

그리고 살림의 주요 품목인 라면, 설탕, 우유, 커피 등의 가격을 암묵적으로 담합하거나, 하청 대리점주에게 막말을 퍼붓고 강매를 강요한 어느 대기업의 갑질과 유통방식의 논란 등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어쩌면 대형 마트나 그들의 PB제품을 이용하는 것이 싸고 편리하게 살 수 있어서 우리 집 가계엔 당장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까지 집어 삼킨 탓에 미미하지만 일자리 질과 고용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획일화된 음식 문화, 그리고 밥상 위의 사각지대

우리의 밥상이 야금야금 변화하고 있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작게는 동네의 시장과 상점, 크게는 지역과 계절에 따라 다양한 먹을거리 문화가 있는 우리 밥상이 편의와 대세의 흐름에 따라 획일화되어 변화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영양소의 불균형에 따르는 비만 등 각종 질병은 어쩌면 식생활의 변화에 따르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또한, 싼값에 내놓아야 하는 가공식품의 특성상 값싼 원료로 만든 가공식품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중국산은 물론 심지어 어느 나라 산 식재료인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물론 깨끗하고, 투명한 절차를 걸친다면야 중국산이어도 크게 문제는 없지만,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배제되는 국내산 농산물은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유통기한이 늘이기 위한 방부제, 소량으로도 맛을 낼 수 있는 각종 첨가물이 든 가공식품이 우리 밥상에 자주 오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유전자조작 식품(GMO) 원료 사용 여부,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명확히 표시하지 않는 등 우리는 밥상에서조차 알 권리의 사각지대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보다 식품 산업이 큰 미국의 경우, 식품산업의 대기업화로 최근에는 농장 폐업과 이탈을 비롯해 각종 환경오염 등의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합니다.

 

 

| 다른 건 다 올랐는데, 농부의 인건비는 그대로

마지막으로는 농부에게 돌아가는 수입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새로운 직거래 모델을 만들어 주세요."

국민이 농식품부에 바라는 버킷리스트 정책 1위라고 합니다(2013년 기준, 농식품부 조사/지금도 크게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유통 단계 축소를, 농산물의 수급 안정을 2, 3위로 꼽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농부는 농산물의 유통에 대해 절박한 메시지를 보낸 것입니다.

 

시장에서는 1,300원 하던 무농약 시금치가 마트에서는 1,980원이라니. 같은 물품인데도 장소에 따라 가격 차를 경험한 경우가 있을 겁니다. 이 차액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700원의 정체는 과연 이 땡볕에 (더)고생하는 농민에게 가는 것일까요, 아니면 대형마트로 돌아가는 돈일까요. 아마 예상하셨겠지만, 이 돈은 농민에게 가는 것은 전혀 아니고 마트로 돌아가는 돈입니다. 아니, 더 정확히는 채소가 마트의 채소 진열장에 오르기까지 지나온 수집상, 도매상, 소매상에게 가는 것이죠. ‘유통비’라고 하는 게 맞겠네요. 이 과정에서 소위 다량 수매를 앞세워 가격을 ‘후려치기’를 한다거나, 천재지변 등 각종 변수에 노출된 작황 상황 때문에 불가피하게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때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물론 일반적인 경우는 아닙니다). 중간 유통 단계로 지급하는 값이 올라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것이 농촌에서는 흔한 경험입니다. 결국 젊은이들은 미래가 불투명한 농촌을 진즉에 떠났고, 농촌은 고령화 되었습니다. 농촌의 미래가 없다면, 우리 식량의 미래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일지도 모릅니다. 유통 생리의 근간을 조금씩 바꿔 농촌에 활력을 불어 넣어야 할 때입니다.

결론적으로 식품 산업의 기업화는 유통산업을 발전시켰지만 골목 상권은 몰락시켰고, 식품 분야의 시장은 성장했지만 전체적으로는 고용 감소를 야기한 셈일 지도 모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것들

 

|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장 쉽고도 간편한 방법, 대안적 소비

 

결국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끊임없는 문제 인식과 정확한 진단, 지자체 및 정부의 재정적, 정책적 지원 등 다방면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노력이 어쩌면 가장 쉽게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장 쉽고도 간편한 방법, 몇 가지 대안적 소비 방식을 소개합니다. 

 

흔히 지역의 전통 시장이나 동네 상점을 이용하는 것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일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 가장 많이 들어봄직한 방법일 겁니다.

 

이 외에도 몇 가지 방법이 더 있습니다.

지역의 로컬푸드(Local Food)매장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완주, 용진, 충주, 양평, 김포 등에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로컬푸드매장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도 매장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로컬푸드매장이란, 인근(통상 반경 50km 이내) 지역 농산물을 중간 유통단계 없이 직거래 하는 곳으로 싱싱하게 자란 그날 수확한 친환경 채소는 물론, 시중보다 싼 가격에 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채소뿐 아니라, 소규모업체의 가공품, 육류 등 다양한 식재료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로컬푸드매장 현황(농림축산식품부)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생협은 일반 기업과는 달리,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몫(약 75~6%)을 정당히 치루고, 나머지는 이윤을 남기지 않고 조합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데에 최소의 비용(통상 24~5%)으로 운영하는 조직입니다. 물품을 판매하는 것 말고도 생산자와 소비자를 잇는 도농 교류 활동, 수매 약정을 통해 생산자가 안정적으로 일 년 농사를 지원하는 등 단순히 물품 거래를 넘어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를 잇는 활동을 합니다. (아래 표에서 생협 정보를 확인하세요.

 

농산물 꾸러미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CSA(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 공동체농업지원)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사업은 일정 기간 농가와 일종의 ‘사전 계약’을 통해 정기적으로 농산물을 받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영국과 미국, 일본 등에서는 익숙한 소비 방식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어렵지 않게 꾸러미 사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꾸러미사업은 대개 다품종소량생산을 추구하는 소농이나 혹은 그들이 모인 공동체 단위의 조직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따로 장을 보지 않아도 사계절의 제철 채소를 일정 빈도로 받아볼 수 있고, 최근에는 1인, 2인, 가족 단위의 꾸러미도 구성되어 상황에 맞는 적당한 양의 농산물을 받아볼 수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샐러드꾸러미, 과일 꾸러미 등 다양한 주제의 꾸러미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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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때 땅에서 나는 제철 먹을거리(주로) 채소를 보내주는 농산물꾸러미

 

*국내 꾸러미 사업 진행 업체

언니네텃밭

흙살림꾸러미

건강밥상꾸러미

백화골푸른밥상

오누이친환경마을협동조합

젊은협업농장

 

 

 

식생활에서의 대안적 소비와 관련 있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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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있는 제도나 정책을 소개합니다

 

먹거리기본권 건강한 먹거리와 관련하여 서울시는 전국최초로 먹거리 기본권을 선언했습니다. 먹거리 기본권이란 '시민 누구나 경제적 형편이나 사회/지역/문화적인 문제로 굶거나 건강한 먹거리에 접근하는데 곤란을 겪지 말아야 하는 권리라고 합니다.

이를 위해 ‘서울시 먹거리 기본조례안' 이 최근에(2017) 발의되었고, 곧 먹거리 시민위원회(가칭)도 설치된다고 합니다. 먹거리 기본권을 실천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으로 서울의 자치구와 농촌간 1:1직거래 등의 계획이 구상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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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기본권 카드뉴스 바로가기

 

비슷한 해외 사례를 소개합니다

 

미국에도 한국의 제철꾸러미 사업과 비슷한 CSA라는게 있습니다. 공동체지원 농업(CSA: 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인데요. 지역주민들이 지역의 농가에 회비를 일정하게 납부하고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품들을 소비하는 구조입니다. CSA 는 1984년에 시작되어 미국에서 1000여개가 넘는 농장에서 실행되고 있습니다. 중간유통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신선하고 방부제 걱정이 없는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받고, 생산자들은 적정한 가격으로 농산물들을 팔 수 있어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관련된 활동들이 소개되어 있는 책을 두 권 소개합니다. 먼저 ‘로컬푸드’입니다. 지역먹거리운동의 의의를 소개하고 이집트, 미국, 케냐, 노르웨이 등 전세계의 로컬푸드 운동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빵과 벽돌 - 미래 도시는 무엇을 먹고 사는가?'이라는 책에서 대안적 소비에 대한 다양한 사례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미래 도시의 식량위기를 다룬 책으로 베를린, 런던, 도쿄, 아바나 등 여러 대도시의 식량 자급자족을 위한 활동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2017년 8월 11일 최종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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